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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의 자리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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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비 /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에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 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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