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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의 자리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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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


어떤 일이 있어도 첫사랑을 잃지 않으리라
지금보다 더 많은 별자리의 이름을 외우리라
성경책을 끝까지 읽어 보리라
가보지 않은 길을 골라 그 길의 끝까지 가보리라
시골의 작은 성당으로 이어지는 길과
폐가와 잡초가 한데 엉겨있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로 걸어가리라
깨끗한 여름 아침 햇빛속에 벌거벗고 서 있어 보리라
지금보다 더 자주 미소짓고
사랑하는 이에겐 더 자주 <정말 행복해>라고 말하리라


사랑하는 이의 머리를 감겨주고
두팔을 벌려 그녀를 자주 안으리라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 자주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어 보리라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상처받는 일과 나쁜 소문
꿈이 깨어지는 것 따위는 두려워 하지 않으리라
다시 첫사랑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벼랑끝에 서서 파도가 가장 높이 솟아 오를 때
바다에 온몸을 던지리라

- 글 장석주 / 옮김 소완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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