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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의 자리

가을 이야기

가을 이야기 / 시골장승

먼동이 어둠의
옷을 벗기면
실눈같은 그믐달
석별의 눈물이
서리되고 물안개 되어
호수위에 떠돌면
가을빛은 찬란한 아침을 맞는다.

새벽바람이
가망가망 다다르면
은빛나래 펼치는
억새꽃은 땅안개 띄우고
찬란한 아침이 열리면
가을빛이 떨어져 물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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